< 기 고 > 서해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꿈

안상일 기자 | 입력 : 2019/03/24 [23:30]

 < 기 고 >

                           서해에서 희생된 장병들의 꿈

                                                   

                                                             경기동부보훈지청 보상과 이 진 희 

 

 

 

 

 보훈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가장 마음이 먹먹해지는 순간은 자식을 잃은 부모를 만나는 때다. 그리고 어린 자녀를 두고 희생된 젊은 장병의 사연을 들을 때도 무척이나 마음이 아프다.

 

누군가는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려고, 누군가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려고 군입대를 한다. 어떤 경우든 젊은 군인이 군대에서 목숨을 잃는다는 것은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서해바다는 유독 이런 슬픈 군인들의 사연이 많은 곳이다. 2연평해전에서 목숨을 잃은 고 한상국 상사는 어린 시절부터 해군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해군이 되었다고 한다.

 

여러 함정에서 조타사로 근무하던 조타장이 되었지만, 조타장이 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제2연평해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가슴에 관통상을 맞고도 끝까지 조타실에서 키를 잡은 채 발견된 그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또한, 같은 날 제2연평해전으로 세상을 떠난 고 조천형 중사는 백일을 갓 넘긴 딸의 아버지였고, 어머니에게 무척 살가운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다는 고 황도현 중사는 학비를 모으기 위해 부사관에 지원했다고 전해진다. 2연평해전에서는 이들을 포함해 6명이 전사하였다.

 

2010년의 서해바다에서는 천안함에 타고 있던 우리의 소중한 군인 46명이 희생되었고,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던 고 한주호 준위가 순직하였다. 같은 해 일어난 연평도 포격 사건은 고 서정우 하사와 고 문광욱 일병의 목숨을 앗아갔다. 우리가 전쟁이라는 것이 오래 전 멈춘 줄 알고 살고 있던 순간에도 서해바다는 전쟁 중이었다.

 

이렇게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리고 그들의 호국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서해수호의 날이다. 2016년 이후로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이 되면 북한의 도발에 맞서 싸우다가 희생된 우리 군인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정부행사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치러진다.

 

그동안의 행사에서는 정부 주요 인사와 희생자유족뿐 아니라 학생, 시민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였다. 올해 4회 행사를 맞아 서해수호의 날이 희생 장병의 넋을 위로하고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서해에서 잠든 장병들이 가졌던 꿈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목표다. 취업, 승진, 결혼, 가족 등. 서해수호의 날은 우리가 사는 오늘 이 땅이 아직도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희생하고 전쟁의 한가운데 몸을 던졌다는 사실. 그리고 전쟁 중인 땅에서 우리의 꿈을 이루는 일은 누군가의 희생 속에서 가능해진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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