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소래산' 보호하자던 정치인들 다 어디로 갔나?

시흥시청 갈지자 행보- ' 조례는 보호, 현실은 소래산 도로 개발'

안상일 기자 | 입력 : 2020/05/22 [08:36]

 

▲ 시흥시청청사 전경     ©사진= 시흥시청

 

[ 미디어투데이 / 정치사회부 = 안상일 기자 ] 시흥시 도로 개발에 소래산을 희생시키려던 시도는 1995년 시작되었다. 1995년 소래산을 갈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놓으려 했고, 지역민과 시민사회의 반발로 다행히 소래산 절개공법은 소래산과 부천 성주산이 이어지는 지점에 소래터널을 뚫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공사로부터 소래산을 지켜내기 위해 시민사회는 소래산에 올라가 100일간 단식농성을 하는 등 강력하게 저항했으며, 소래산을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결집은 시흥시 환경운동연합이 만들어지는 계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소래산을 지켜낸 후 10여 년이 지나고, 2007년 극동건설은 당시 시흥MTV, 오이도 철강단지로 인한 교통체증을 이유로 들며 소래산을 지나가는 시흥~서울 간 연결도로사업을 제안했다. 당시 제안은 시흥 시민사회와 시의회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극동건설은 포기하지 않고 2011년 수정제안을 했다. 4년 만에 시흥~서울 간 연결도로가 필요한 이유는 군자신도시, 은계지구, 시흥·광명 보금자리 등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구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바뀌었다.

 

20116월 당시 시흥시의회는 시 예산을 사업비로 투입하지 말 것, 소래산을 훼손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을 제안했던 극동건설은 20129월 부도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2013년 사업을 인수한 현대산업개발이 나서 협상을 재개했는데, 현대산업개발은 소래산에 훼손이 덜 가도록 하기 위한 S자 커브형 설계를 일직선으로 변경했다. 시의회에서 동의한 설계안과 다른 설계안에 반발이 일었으며, 논의는 중단되었다.

 

2016년 현대산업개발은 3년 만에 신천터널 S커브 노선 직선화 대야교차로 개선 사업비 시흥시 부담 극동아파트~시흥IC 구간 도로용량 조정(6차선4차선) 등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사업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청했다. 소래산도 파헤치고, 시가 비용도 부담해야 하며, 민자도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서해안로를 6차선에서 4차선으로 감축시키라는 조건에 시행정부와 시의회는 조건 수용 불가 통보를 했다.

  

그리고 2017, 현대산업개발은 시흥시의 요구사안을 반영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재개하자고 다시 요청해왔으며 시흥시는 경기연구원에 협상대행 용역을 맡겼다. 경기연구원의 교통 수요 예측에 따르면 서해안로의 교통 수요 예측치는 일 3만 대 초반 수준으로 민간업자가 제시하는 42천 대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러나 시흥시는 민간업자의 주장대로 교통수요량이 4만여 대로 증가하여 교통서비스 수준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어 민자도로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확인한 시흥시의 협상을 대행하는 경기연구원의 입장은 우리가 계산했을 때는 사업타당성이 안 나오는데 민간업자가 위험부담을 안고 굳이 도로를 짓겠다면 말릴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먼저 시흥시는 시가 협상대행을 위해 용역을 맡긴 경기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아닌 민간업자의 논리로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그리고 설사 경기연구원의 입장과 같이 민간업자가 위험부담을 안고 도로를 짓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라면, 도로 건설비 외에 도로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주민 생활환경 악화, 공기 질 저하, 소래산 지하수위 및 생태계 등의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는가.

  

2015년 소래산 둘러싼 개발 공방에서 소래산 보호하기 위해

 이복희, 문정복 당시 시흥시의원 발의로 시흥시 소래산 보호 조례제정하기도

 

소래산을 둘러싼 숱한 도로건설 공방으로부터 소래산을 보호하기 위해 2015년 당시 문정복 시의원(가 선거구 - 대야, 신천, 은행, 과림)과 이복희 시의원(민주당 비례)시흥시 소래산 보호 조례(2015.09.30.)를 대표 발의했고 조례가 제정됐다. 당시 경기도의원이었던 임병택 현 시흥시장은 조례제정을 앞두고 열린 공청회에 참여해 소래산을 보호하기 위한 해당 조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

  

도로 개발 공방 속에서 시민의 생태적 자산인 소래산을 보호하기 위해 당시 시흥시 소래산 보호 조례제정에 앞장섰던 문정복 씨는 현재 소래산이 위치한 지역의 국회의원이며, 이복희 씨는 해당 지역의 시의원이고, 임병택 씨는 이 사업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시흥시장이다. 2015년 때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소래산을 보호하는 정치적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시 제정되었던 조례에 따르면 시흥시장은 소래산 보호를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책무, 소래산 자연변화 내용을 조사하여 연도별로 비교분석하고 보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책무 등이 있다. 시흥시민은 소래산 보호를 위해 노력하며 소래산을 지키기 위한 시의 계획, 정책 등에 적극 협력할 의무, 소래산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쾌적하게 이용할 의무가 있다.

  

시흥~서울 간 민자도로 사업은 지난 13년간 때마다 다른 이유로 사업의 필요성을 갖다 붙이며 되살아났다. 민간사업자의 논리에 따르면 없으면 안 될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13년간 시흥시민들은 민자도로 없이 잘 지냈다.

  

정치인의 말은 신뢰의 척도, 시흥시 정치인들의 책임 있는 역할과 결정 필요해

 

이 조례는 시흥시의 상징인 소래산의 자연 자원과 자연생태계를 인위적인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고,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시민들에게 쾌적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복희 현 시흥시의원, 문정복 현 시흥시 국회의원이 시의원 시절에 발의하고, 임병택 현 시흥시장이 도의원 시절에 지지한 조례의 목적이다. 그간의 공방에서 여러 번 훼손의 위기를 겪은 소래산을 보호하기 위해 2015년 조례를 제정했으면, 조례에서 약속한 일을 먼저 이행하는 것이 순서이다. ‘시흥시의 상징인 소래산의 자연 자원과 자연생태계를 인위적인 훼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시흥~서울 간 민자유료도로 사업에 대한 지역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정치적 결정과 행보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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