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나무숲 글 > "최순실 아줌마,미안해. 이제보니 아줌마는 순위권 안에도 못 들것 같아 "

안상일 기자 | 입력 : 2020/05/10 [20:14]

 

 

[ 미디어투데이 / 정치사회부 = 안상일 기자 ]최서원(최순실) 씨에 보내는 편지 형태의 글이 최근 인터넷상에서 눈길을 끌었다. 최 씨가 저질렀다던 이른바 ‘국정농단’과 관련한 여러 행동들이 현재의 문재인 정부와 비교했을 땐 아무것도 아닌 정도였다는 취지의 글이다.

 

페이스북 익명 제보 페이지인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난 2일 ‘최순실 아줌마, 잘 지내?’라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편지 형식으로 최 씨에 사과를 전하면서 여권에서 벌여온 여러 행동들을 열거했다. 언론과 검찰 등에서 최 씨가 소위 국정농단과 관련해 저질렀다고 지목받아온 것들이다.

 

최 씨의 과거 행적과 함께 복수 여권 인사들의 행동도 나열돼있다. 최 씨가 A라는 행동을 저질러 비판을 받고 있다면, 여권 인사들은 A보다 훨씬 큰 일을 저지르고도 별다른 수치심 없이 지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작성자는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의혹들 ▲민주당 인사들의 성(性) 관련 추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의 입시 및 학사비리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 파탄 ▲조 전 장관 일가의 포토라인 비노출(공보준칙 변경 관련)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지지) 시민들의 문재인 정권을 향한 광적인 지지 등을 열거하며 “이제보니 아줌마는 (민주당 인사들의 행동에 비해선) 순위권 안에도 못 들 것 같다” “딸 유라 씨에게도 미안하다고 전해달라” “비선(실세) 말고 비서실장을 하지 그랬느냐” “미안하다”는 등의 말을 전했다.

 

이어 “나 아줌마가 너무 미운데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무슨 소리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왜 이지경이 됐을까”라며 “그냥 아줌마 외롭지 말라고 깜방 동기들 많이 보내줄게. 조금만 기다려”라고도 덧붙였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 펜앤드마이크 기사 전재 =편집자 주 )

 

<아래는 지난 2일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 전문(全文).>

 

최순실 아줌마, 잘 지내?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이 징역 25년 구형했더라. 그 뉴스를 보자마자 아줌마한테 사과 해야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

미안해.

 

난 아줌마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악당인 줄 알고 욕했어.이제보니 아줌마는 순위권 안에도 못들것 같아. 시덥잖은 사업이나 하다 청와대 대가리 마누라랑 동창이라 금뱃지도 단 손혜원이 처먹는 규모를 보니 참 순실이 아줌마는 통이 작았다 싶네. 목포같은 지방 도시 문화재 가지고도 수십억을 해먹고 정숙이 아줌마랑 친구면 청주같은데서도 수천억을 버는데, 아줌마는 세계적 이벤트인 평창올림픽 가지고 고작 10억도 못벌었더라. 그것도 12년 존버한 땅이라며. 한심하게 왜그랬어. 아줌마, 고작 그거 가지곤 요새 청와대에서는 순위권에도 못들어. 혹시 김의겸이라고 알아? 아줌마가 손이 작았던 건지 순박한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호스트 고영태랑 놀아났다고 욕해서 미안해. 이제보니 운동권이면 광주 5.18 전야제에 룸싸롱 가서 술집여자 끼고 놀고 그래도 용서받더라고. 또 민주당이면 부하직원 강간하고 추행하고 성기 꺼내 털고 만지고, 여자인턴 데리고 국세로 해외출장다니고 그래도 되는 거였더라. 다 관행이래. 오해래. 그냥 돈내고 남자 불러다 논 아줌마보고 더럽다고 욕했는데 내가 후진국에 살고 있다는 걸 깜박했어. 미안해.

 

그리고 딸 유라씨한테도 미안하다고 전해줘. 정유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가지고 고작 이대 체대 갔는데, 조민은 가라서류로 시험 한번 안보고 sky가고 의대가고 그러더라. 아줌마 남편이 조국이었다면 유라는 전국체전서 동메달만 따도 서울대법대 수석으로 갔을텐데. 지나고 보니 유라 말이 맞았네.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야. 아줌마도 민주당에 줄서지 그랬어. 그럼 김어준이랑 유시민이 #내가 정유라다 #승마여신 이지랄 떨었을텐데.

 

그리고.. 솔직히 국정농단 사건 터졌을때 대통령 연설문을 대학도 안나온 아줌마가 손봤다는 건 좀 충격이었어. 근데 이번 정부를 3년 겪고 나니까 아줌마가 천재였더라. 박사 하고 교수까지 한 사람들이 아무리 못해도 고졸인 아줌마보단 잘할줄 알았거든. 난 교수들이 그렇게 빡대가리일줄 몰랐어. 경제부터 외교 부동산까지 시원하게 다 말아먹으니 요새 너무 허탈해. 차라리 아줌마가 나라 다스릴때가 나았는데. 순실이 아줌마. 비선 말고 비서실장을 하지 왜 그랬어. 아니, 시발 내가 미안해..

 

우병우랑 엮여서 검찰 농락한다고도 욕했는데 병우형 알고보니 참 소심한 사람이었더라. 말 안들으면 수십이든 수백이든 죄다 귀양보내고 정 안되면 지가 검찰총장 해서 기소 다 막으면 되는거였는데 왜 법대로 했대.. 또 조국처럼 포토라인 쌩까고 뒷문으로 기어들어가지 왜 빙신같이 굳이 백주 대낮에 당당하게 출두해서 여기자 노려보다 쓸데없이 욕만 처먹고. 게다가 딸은 삼수인가 사수해서 고대갔다며? 조국 딸이 시험 안보고 의대갈때. 또 아들은 운전병 차출된게 특혜라고 까였다면서. 조국 아들은 군대 그냥 안 가던데..

 

또.. 아줌마 아빠 사이비종교라고 비하해서 미안해. 우리나라 헌법에 종교의 자유도 있는데 아빠가 목사든 스님이든 무당이든 드루이드든 알게 뭐야. 그 왜 요새 헌법 강의하던 못생긴데 안웃긴 개그맨 있잖아. 김제동. 걔는 맨날 앵무새처럼 헌법 1조 1항만 외우고 다니던데 20항에 있는 종교의 자유는 안읽어봤나봐. 특히나 외교고 경제고 다 말아먹는데도 친북, 소주성 외치는 무리들을 보니 어디까지가 종교인지 요새 헷갈려. 그냥 점봐서 정책짜는게 이거보단 나을것 같아. 그럼 운좋게 용한 무당이라도 걸릴수도 있잖아..

 

휴 여튼 아줌마 요새 날씨도 추운데 깜빵은 더 춥지? 아줌마가 검찰에 출두하는게 생방송될때 억울하다! 한마디 외쳤을때 옆에 지나가던 청소부 아줌마가 "옘병하네" 한마디 했던게 생각이 나. 그 분은 빌딩관리하시던 비정규직 노동자셨는데, 지난 3년간 경제지표 보니 그게 가장 많이 없어진 일자리 중 하나더라. 혹시나 그 분 지금쯤 집에서 "아아 꽃이 진 다음에야 봄인줄 알았읍니다" 이러고 있지 않을까? 나 아줌마가 너무 미운데 미안하기도 하고 시발 내가 무슨소리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 왜 이 지경이 됐을까. 그냥 아줌마 외롭지 말라고 깜방동기들 많이 보내줄게. 조금만 기다려. ( 편집 = 안상일 기자 )

   < 본기사는 펜엔마이크 20.5.5자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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